그 어느 영양소 보다도 중요하면서 무료(!)로 구할 수 있으나 수많은 사람들이 결핍 증상을 가지고 있는 건강과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물과 산소입니다.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들이라 오히려 등안시하기 쉽습니다. 호흡 불량으로 인한 신체의 저산소 문제도 굉장히 중요한데 다음을 기약하고 오늘은 신체의 물 부족, 세포 갈증 문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신생아의 경우 신체의 약 75%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가 자라면서 점점 줄어들어 성인이 되면 65%정도, 노인들은 60% 이하로 수분 비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수분 손실 1% 단위로 신체 활성도와 정신의 기민함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동안의 시대, 탱탱한 젊음과 활력을 가능한 오래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포가 사는 환경이자 생화학 반응의 장소인 체액의 양과 질을 보존함이 관건입니다.
내과 질환이나 근골격계 질환을 막론하고 한의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에게서 경도의 전신적인 탈수 상태는 너무나 자주 관찰됩니다. 일부 환자분들은 탈수 상태가 하도 심해서 물 한잔 마시고 치료 시작하자고 할 정도입니다. 발열이 있었거나 장염으로 폭풍 설사에 시달린 분들이 대표적입니다. 혈액 점도가 높거나 혈당 높은 분들, 체액 부족으로 맥박수가 빠른 분들, 수시로 물을 마셔주어야 합니다. 초조 긴장,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분들, 입이 바짝 바짝 탄다고 신체가 다급한 신호를 보내는데 실시간으로 갈증을 해소해 주세요. 신체의 어느 부위를 막론하고 만성 염증이 잘 안낫는 분들도 세포 갈증이 심하다고 보면 됩니다. 염증 상태는 조직에 불이 나는 상황과 비슷한데 빨리 불을 끄고 주위의 산성 노폐물을 배출해줄 수 있도록 수분을 보충해주어야 합니다. 요즘 환절기, 점막의 유수분이 유지되지 못하면 방어력이 약해져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고 알러지성 과민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자신의 점막이 느껴진다면, 예를 들어 눈이 빡빡하다, 코가 마른다, 입이 마르다, 숨 쉴때 자신의 기관지가 느껴진다면 이미 만성 탈수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습니다. 정상 점막은 촉촉, 매끌해야 하며 점액의 과다 분비, 과소 분비가 없어야 합니다. 소화 기능에도 꽤 많은 물이 필요하며 음식의 영양소는 물에 잘 녹아서 이온 상태가 되어야 세포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식사 때만 물을 마시지 말고 공복에 수시로 마셔 주세요. 요즘 해독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 디톡스의 시작은 신체의 노폐물이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 즉 소변, 대변, 땀이 잘 나가도록 도와주는데서 시작합니다. 탈수 상태는 운동성과 부상, 근골격계 질환에도 연관이 많습니다. 근육 자체가 단백질 뿐만 아니라 원래 수분 함유량이 높습니다. 근육은 탄력이 있어야 근육답게 움직입니다. 안정 조직인 인대, 관절, 디스크 등도 수분 함유량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탈수된 근육에서 지구력과 유연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이런 뻣뻣한 근육은 쉬 피로하고 잘 다치게 됩니다. 골반, 목, 허리, 어깨 치료 받으시는 분들, 내부적으로 근육 빈혈의 개선, 전신 체액의 볼륨을 높여 주어야 할 경우가 굉장히 많음을 주지하세요.
그럼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하나?
하루 8컵 공식이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좀 뜬금없다고 여기는 상황입니다. 사람마다 신체 사이즈가 다르고 활동수준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물 요구량은 다 다릅니다. 덩치가 큰 사람들은 작은 체구의 사람들보다 물이 더 많이 필요하고 활동 수준이 높은 사람은 숨쉬기 운동만 하는 사람들보다 더 필요합니다. 마라톤을 뛰는 지인은 4리터는 마셔야 한다고 하는데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그런데 저작, 창작 등의 두뇌 활동을 하는 분들, 머리를 많이 쓰는 분들도 겉으로는 정적으로 있는 것 같아도 두뇌가 혈액 소모가 굉장히 많은 장기이기 때문에 물을 자주 보충해주어야 합니다.
갈증 센서는 상당히 둔감한 편이고 마치 돈이 없으면 긴축 경제를 펼치는 것처럼 만성 탈수 상태에 신체가 곧 익숙해지기 때문에 갈증 자체는 그리 믿음직한 신호가 아닙니다. 물이 부족한지 가장 쉬운 기준은 자신의 소변 상태를 보면 됩니다. 충분한 양을 시원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수분을 섭취해주면 됩니다. 소변 색은 묽어야 합니다.
물을 어떻게 마실 것인가?
찬물을 글라스로 벌컥 벌컥 마셔야 하는 상태라면 이미 늦었습니다. 탈수가 이미 한창 진행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가장 이상적으로는 딜레이 없이 실시간으로 갈증을 해소해주는 것입니다. 물 마시는 것을 안좋아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으로 ‘물 마시면 화장실로 직행’ 을 들 수 있는데 한꺼번에 배불리 한 컵씩 마시기 보다는, 나누어서 조금씩 자주 마셔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몸이 차서 물 마시는 것이 싫은 분들은 따뜻한 물, 숭늉이나 카페인 들어있지 않은 차를 옅은 농도로 조금씩 마셔서 몸이 훈훈해지도록 해주세요. 신체 말단 부위의 시린 증상이 없어지려면 충분한 체액량이 필요합니다. 카페인 음료, 과일 쥬스, 탄산음료, 그리고 무엇보다 술은 물로 치지 않습니다. 물은 많이 마시는 것보다는 자주 마시는 것이 포인트 라는 점 기억하세요.
~류 아네스, 런던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