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제약 중의 하나로서 위산 분비 억제제 Proton pump inhibitor (이하PPI)라는 계열의 약이 있습니다. 위식도 역류 증상, 속쓰림, 소화성 궤양이 있는 사람들에게 흔히 처방되는 제약으로 영국에서 한해 수백만명에게 수천만건 처방되는 약으로 우리 환자 분들도 이를 복용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프라졸’ 이름이 붙은, 오메프라졸(Omeprazole), 란소프라졸(Lansoprazole), 판토프라졸(Pantoprazole)등의 약물입니다.이들은 원래 내시경으로 확진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단기간 즉 6주이내 사용을 전제로 허가되었고 2달 이상 사용은 금하고 있는데 환자 분들을 보면 수개월, 심지어 수년간 복용하고 계신 분들도 많습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다 태운다.
PPI 의 위험성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이에 대한 많은 논문들이 발표되었으며 의사들에게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고지되고 있습니다. 며칠전 7월 4일 British Medical Journal에서 PPI의 위험성이 또다시 부각되었는데 수년내 조기 사망 위험성이 사용하지 않는 그룹에 비해 뚜렷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져서 충격을 줍니다.
약물은 국소적/선택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위장약이라면 위장에, 관절약이라면 관절에 가서 선택적으로 작용하리라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체는 장기-세포-유전자 어느 레벨에서도 어느 하나 분리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으며 수학적 모델로나 구현할 수 있는 엄청나게 다단한 연결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전의 < 1개 유전자- 1개 의 질병 – 1개의 약물 타겟 치료제> 이라는 기존의 모델에 대폭 수정의 압박이 가해지는 사정이며 가까운 미래에 약물 개발 모델에도 큰 변화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디에 잘 듣는다는 강력한 성분의 약물일 수록 인체의 다른 부위에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거나 전체 시스템 에러를 자초할 수 있습니다.
Proton Pump? 양성자 펌프가 무엇인고?
프로톤 펌프는 세포막에서 H+(프로톤)을 수송하는 단백질로서 세포 안팎의 전위차를 유지하며 물질의 운반을 가능케 합니다. 프로톤 펌프를 억제하면 위장벽 세포에서는 위산 분비가 대폭 억제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프로톤 펌프가 위장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인체의 다른 세포에도 존재하면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일례로 세포는 대사 과정에서 발생 된 각종 산성 노폐물을 이 프로톤 펌프를 이용해서 제거합니다. 이를 억제하면 세포 속에 쓰레기가 잔뜩 쌓입니다. 또 다른 예로서 미토콘드리아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세포 속에 존재하는 에너지 공장으로 최신의 의학 연구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최적화가 관건입니다. 미토콘드리아의 호흡과 에너지 분자 ATP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프로톤 펌프의 역할이 필수적인데 이를 억제하면 효율적인 전자 전달과 미토콘드리아 호흡이 억제되면서 무산소 모드에 들어가 겨우 소량의 에너지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는 매우 비효율적인 에너지 생산 과정으로서 이런 사람은 에너지 부족으로 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조그마한 일에 금새 피곤에 시달릴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속쓰림은 없어졌는데 영양 실조 왔다
PPI를 사용하여 위산이 분비되지 않으면 음식물이 소화 흡수 가능한 단위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영양 실조가 발생됩니다. 고기를 먹더라도 단백질은 위산 처리를 거쳐야 인체를 영양할 수 있습니다. 이때 육류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비타민 B12도 위산이 있어야 얻을 수 있습니다. B12 의 부족증은 심각한데 악성 빈혈과 인지능력 저하를 유발합니다. 철분이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을 아무리 먹어도 위산이 없으면 흡수가 안됩니다. PPI를 오래 복용하는 사람은 칼슘 부족으로 골다공증과 골절의 위험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톱, 머리칼도 부시시해지고, 근육 형성 불량, 신체 조직의 재생 불량, 정신 건강 이상 등 영양 실조의 다양한 모습을 PPI 장기 복용자에게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속쓰림 없애려다 장내 생태계 다 무너진다.
위장은 위산 분비로 산성의 pH를 유지하고 십이지장에서 이를 중화하면서 부위 별로 특화된 장내 pH가 유지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PPI를 사용하면 pH 에 민감한 장내 생태계가 망가집니다. 위산이 없는 환경에서 잡세균이 번성하고, 곰팡이, 기생충 등 온갖 미생물이 들끓는데 반면 신체를 유지 보수하는 유산균은 가꾸지 못하여 장내 생태계의 자양을 받지 못하고 면역계는 황폐해져 인체는 온갖 질병의 발생에 무기력하게 노출됩니다.
속쓰림 주고, 치매 얻어온다.
구글에 PPI danger 라고 치면 치매(dementia)가 연관 검색어로 상위에 나옵니다. 미국의 저명한 신경학자 Dr Perlmutter 등은 두뇌 건강에 미치는 PPI 의 악영향에 대해 열심히 대중들에게 고지해왔습니다. PPI를 사용하게 되면 두뇌 신경계 기능 유지에 필요한 필수적인 영양소를 얻지 못하고 뇌와 장 사이의 긴밀한 연결망이 망가지며, 두뇌 유지에 필수적인 장내 유산균의 자양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 권위있는 의학 저널 JAMA Neurology 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PPI 사용으로 치매 발생률이 무려 44%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속쓰림을 택할 것인가, 심장 마비를 택할 것인가
심지어 건강한 사람이라도 PPI를 사용하면 심장 마비의 위험성이 20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산, 과연 억제의 대상인가
PPI는 강력한 약물로서 금단 증상으로 인해 끊기도 힘듭니다. 마음먹고 끊으면 그동안 억제하고 있던 위산이 반사적으로 더 많이 분비되면서 사용 전보다 더 괴롭습니다. 그런데 속쓰림 증상이라고 다 위산 과다 상태가 아니라는 점, 나이 들 수록 위산 분비는 자연적으로 줄어드는데 그나마 나오는 위산이 제거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논란이 있습니다. 소화 시키지도 못하는 음식을 먹기 위해 PPI라는 강력한 약물을 복용하며 신체의 시스템 에러나는 위험성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속쓰림을 유발하는 음식물은 처음부터 입에 넣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참고 문헌
미국 퇴역 군인들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PPI 사용자들은 다른 제산제를 사용한 그룹에 비해 6년 이내 조기 사망률이 2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에서 나온 데이타 분석에 의하면 PPI를 사용할 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지며 치매 발생의 확률이 대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류 아네스, 런던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