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의 신장 손상
예일대 의대 연구팀은 2015년 하포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마라토너들을 대상으로 대회 전후로 신장 검사를 실시 하였습니다. 놀랍게도 마라톤이 끝난 후 무려 82%의 선수들에게서 급성 신장 손상 (AKI : acute kidney injury) 결과가 나왔습니다. 급성 신장 손상은 급성 신부전 (sudden renal failure)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혈액에서 노폐물을 소변으로 걸러내지 못하고 소변 배출을 잘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때 숨차고 지치고 구역질나고 다리가 붓는 정도라면 그나마 경도의 상태로 볼 수 있지만 잘못하면 흉통, 경련 심지어 혼수의 중증 상태로까지 발달할 수 있습니다. 공식 대회에 참여할 정도의 마라토너들이라면 평소 훈련이 잘되어 있는 건강한 사람들인데 장기가 파괴되도록 42km를 논스톱으로 뛰는 것이 과연 올바른 운동인가, 연구를 주도한 신장 전문의 Dr Parikh는 경고하였습니다. 다행히 이 마라토너들은 48 시간 뒤에 신장 기능을 회복하였으나 신장이나 심장에 남긴 상흔은 결코 무시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비슷한 연구 결과가 철인 삼종 경기 출전자들에게서 보고 되었으며 바디 빌딩 선수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마라톤, 철인 삼종, 바디빌딩 모두 허무하다고 보는데 기록을 달성하고 머슬 데피니션을 확인하며 경쟁에서 이기는 즐거움은 있으나 건강, 노화 방지, 안티 에이징, 양생, 장수의 방향과는 반대로 가는 길입니다. 사람의 몸은 과다 운동을 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지 않습니다.
근육이 녹는다 – 횡문근 융해증 (rhabdomyolysis)
팔 다리 등 움직이는 부위에 붙어 있는 가로무늬 근육을 횡문근이라고 하는데 선수들처럼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일반인이 갑자기 운동을 할 때, 특히 몸에 익숙하지 않은 운동을 억지로 계속 할 때, 수축되어 있는 근육을 억지로 늘여 장기간 사용할 때 근육이 손상되고 괴사될 수 있습니다.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수축 팽창을 지속하면 근육이 파괴되어 세포 속 물질들, 마이오글로빈, 칼륨, 칼슘 등이 터져 나오게 됩니다. 혈액 속으로 유입되면 신체에 난리가 나는데 특히 마이오글로빈은 신장 세뇨관 세포를 죽여서 급성 신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근육 싸이즈를 키우기 위해서 꾸준히 근육을 부수어 주는 운동을 하는 바디빌딩 업계에 신장 질환이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단백질 보충제
피트니스 산업계 그 중에서 바디빌딩 업계는 보충제 업계가 먹여 살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육체미 선수들은 각종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당연시 기대되며 요즘 몸 좀 만들었다 하는 남녀들은 보충제 들고 인스타그램에 나타납니다. 문제는 단백질 보충제의 들쑥 날쑥한 품질 문제, 인체에서 소화 흡수 대사 상의 문제 그리고 과다 단백질 섭취의 위험성을 들 수 있습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해산물, 계란 등 자연 식품은 순수 단백질이 아니라 전체 질량의 20% 정도가 단백질로서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영양소를 함께 취할 수 있고 왠만한 양을 먹어서는 단백질 과다되기 힘든데 단백질 보충제는 인체 세포가 진화 과정에서 접해보지 못한 고농도의 이질적인 단백질 함량을 지닌 가공 식품입니다. 단백질을 먹는 만큼 이론대로 근육으로 가서 딱딱 붙어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길거리에 배나온 사람들은 진작에 없어야 하고 근육질 남녀들이 활보하고 있어야 하나…. 안타깝게도 그런일은 없습니다. 운동으로 근 파괴를 시키고 있는 상태에서 식이로 들어오는 고농도의 단백질 부산물을 처리하는데에는 간과 특히 신장이 더욱 무리해서 일을 해야 합니다.
신장 손상 전주곡
신장 손상은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질환 환자들에게서 자주 보이지만 의외로 젊고 운동 좀 한다는 건장한 사람들에게서도 신장 질환이 꽤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육이 혹사하고 있을 때 신장도 같이 혹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시중의 단백질 보충제며 크레아틴 모두 신장을 통과해야 합니다. 장시간 운동으로 체온 상승되어 있는 상태에서 부기를 뺀다거나 근육 데피니션을 살린다고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탈수 상태를 유지할 때 신장 손상이 잘 옵니다. 이부프로펜은 근육통에 자주 사용하는 흔한 약으로 일반인은 물론 항상 부상의 경계에 있는 운동 선수들은 달고 사는 약물인데 특히 신장에 나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줍니다. 최근 하버드 의대에서는 몸살 근육통이 있는 상태에서의 이부프로펜의 사용, 특히 선수들이 사용할 경우 신장 손상의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기에 정기적으로 신장 기능 검사를 받을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운동 선수들은 면역 기능 소진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도 취약한데 몸살 감기 기운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몸을 키운다고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경우 신장 파괴가 흔하고 단명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류 아네스, 런던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