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비어, 트뤼프(송로버섯)과 함께 서양의 3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히는 푸아그라 (foie gras)는 말 그대로 오리나 거위의 ‘기름진 간’ 즉 ‘지방간’을 이용한 요리입니다. 풍부한 지방 함량으로 버터처럼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에 중후한 향미로 미식가들과 쉐프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만 이 지방간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이 동물 학대에 다름없기 때문에 잔인한 음식, 비윤리적인 음식으로도 악명이 높습니다. 따라서 몇 나라에서는 그 생산을 금지하였고 유명 요리사들이 그들의 메뉴에서 푸아그라를 지우는 모습도 봅니다. 정상적인 거위 간의 무게는 50g 정도인데 최소 6배 이상으로 불려 간 무게가 적어도 300g 이상 나가야 푸아그라로 인정을 받을 수 있고 보통은 상업성을 위해 10배 이상으로 키웁니다. 따라서 자율 급여에 의존하지 않고 강제 사료 주입을 시행하게 되는데 긴 튜브를 이용해 하루 3 차례 엄청난 양의 옥수수 혼합물을 식도를 지나 직접 위장으로 펌핑해서 집어 넣어 지방간을 만들어냅니다.
참고로 축산업계는 전통적으로 동물을 단기간에 살찌우는 데에 축적된 노하우가 있습니다. 동물을 좁은 공간에 가둬 놓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스트레스가 쌓이게 하고, 각종 인공 호르몬을 고농도로 유지하며, 풀이나 건초보다는 곡류, 옥수수, 콩과 같은 사료를 먹이며 특히 지속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하여 동물의 정상적인 장내 세균총을 파괴해주면 신체가 당뇨화하면서 지방질이 되고 체중이 늘어 경제성을 꾀할 수 있습니다.
지방간 –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오산
거위에게만 지방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요즘 사람들에게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술도 안마시는데 왜 간이 붓고 안좋아졌는지 물어 보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FLD: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이 매우 흔합니다. 미국에서 나온 통계를 보면 무려 인구의 4분의 1이 지방간 보유자 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제는 어린이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동양인들도 복부 비만인들은 물론 겉으로는 정상 체중이거나 말라 보여도 장기 및 혈관 내부로 지방질이 되는 마른 내장 비만형들에게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방간을 가지고 있지만 피로하다, 복부가 빵빵하다, 다리가 자주 붓는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신체의 대사를 좌지우지 결정하는 간 자체에 염증이 생기고 지방이 쌓이면 인체 대사의 근원에서부터 수많은 생화학 반응에 에러가 나고 현대 의학의 난제인 각종 만성 대사 질환의 위험성이 대폭 증가합니다. 지방간의 소유자는 고혈압, 당뇨병에 잘 걸리고, 중성 지방과 나쁜 저밀도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인체에 꼭 필요한 고밀도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떨어지는 지질 이상을 관찰 할 수 있으며 치명적인 심장 마비의 위험도가 높으며 해독 기능이 떨어져 신체의 독성과 염증도가 높아지고 인체에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 내는 생합성 능력과 에너지를 뽑아 내는 능력이 떨어지며 장차 간경화 그리고 간 이식 수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지방간 진단을 받았으면
지방을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부터 들기 쉬운데 지방간은 결코 지방을 과도히 먹어서 생긴 질환이 아닙니다. 간에 쌓인 지방의 유래는 혈액 속의 고농도의 당분을 지방의 형태로 저장해 둔 것으로 당분 섭취를 절제해야 내장 지방의 축적을 역전시킬 수가 있습니다. 지방이 한 방울도 들어 있지 않은 술이나 탄산 음료수, 과즙 등의 설탕물은 신체에서 탄수화물로 저장되지 않고 지방의 형태로 저장됩니다. 현대인들은 ‘밀가루+설탕+나쁜 기름’의 기본 조합을 모양만 바꾼 여러 형태로 섭취하는데 이는 지방간을 만드는 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다소 반직관적이나 당분의 섭취를 대폭 줄여주면서 아보카도, 코코넛, 생선 기름, 견과류, 깨끗한 육류 등에서 좋은 지방을 섭취하면 신체의 지방 전환(lypogenesis) 스위치가 꺼지게 되어 더 이상 내장 지방으로 축적하지 않고 신체가 지방을 연료로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과당(fructose)의 간 독성
과당은 원래 과일에 들어 있는 당분인데 상업적으로는 옥수수에서 인공적으로 과당을 합성해서 가공 식품에 사용합니다. 고과당시럽(HFCS: High Fructose Corn Syrup)이나 액상 과당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생산가가 저렴하여 가공 식품에 가장 흔한 첨가물입니다. 거위에서 푸에그라를 만들어 낼때도 옥수수를 대량 먹이고 공장식 축산에서도 사료로 옥수수를 많이 사용하고 가공 식품에도 여러 형태로 옥수수가 많이 들어가서 현대인은 먹이 사슬 꼭대기에서 직간접적으로 옥수수에 많이 노출되는데 이는 인체 대사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콜라 같은 탄산음료나 주스 섭취는 대량의 과당을 가장 빠르게 흡수하는 방법으로 취하지만 않았지 간에서는 알코올을 대량 마시는 것과 비슷한 경로의 변성을 겪으며 지방간이나 비만, 통풍, 대사 질환을 가장 빠르게 유도합니다. 토마토 소스, 샐러드 드레싱, 바비큐 소스, 갈비나 불고기 양념 등에 과당이 주재료로 엄연히 적혀 있으며 시판 과자들도 과당으로 맛을 냅니다. 자신이 직접 천연 재료를 이용해서 요리하지 않고 가공 식품 산업계에 의존하는 한 자신도 모르게 많은 양의 과당을 섭취하게 되는데 과당은 가공 식품의 저주로서 인체의 수많은 만성 질환 유전자는 다 깨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당은 특히 두뇌와 간에 파괴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 기억하세요!
~류 아네스, 런던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