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뼈, 관절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예를 들면 뼈나 관절이 닳았느니, 뼈 모양이 안좋다, 허리뼈가 휘었다, 내려 앉았다 라고들 하시며 허리나 무릎이 아픈 것을 뼈가 안좋아서 그러한 것으로 자가 진단하고 심지어 튀어 나온 뼈를 제자리로 밀어 넣어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뼈라는 단단한 인체의 골격 구조물은 보기와는 다르게 우리 몸의 구성에서 상당히 수동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일반인들의 상상과는 달리, 우리는 뼈로 우뚝 서 있거나 뼈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뼈는 인체에서 공간 점유물(spacer)로의 기능을 하고 철저하게 신경계와 근육의 지배를 받습니다. 주종 관계로 치자면 신경과 근육이 주(主)요, 뼈가 종(從)인 것입니다. 뼈를 둘러 싸고 있는 근육을 통해 직립을 하고 3차원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만약 어떠한 방법으로 근육의 힘을 확 빼버린다면 그 순간 제 아무리 통뼈라 하더라도 움직이기는커녕 중력장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마저 불가능해집니다.
인체의 움직임은 꼭두각시 인형극 (marionette)
사고나 골절, 암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뼈나 관절로부터 병변이 시작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뼈나 관절의 변형은 대부분의 경우 그 구조물을 둘러싼 연부 조직(Soft tissue), 즉 근육, 근육의 끝 부위인 건(tendon), 관절에 접하는 인대(ligament)의 만성적인 손상에 기원한 경우가 흔합니다. 이러한 연부 조직은 시시 각각 우리 몸의 움직임과, 근육의 장력(tension), 전체적인 몸의 발란스를 조절하고 뼈를 세우고 있어야 할 위치에 있게 하며(alignment), 관절이 서로 맞닿아 닳는 법이 없도록 적당한 간격을 유지해줍니다. 즉 뇌, 신경, 근육이 마치 현수교를 유지하는 케이블처럼, 마치 꼭두각시 인형의 보이지 않는 줄처럼 골격계의 3차원적 배열 상태를 결정하며 뼈의 모양과 움직임은 수동적으로 따라옵니다. 엑스레이 이미지 상에서 확인된 골격의 변형 상태는 심각한 왜곡 상황이 이미 연부 조직에서 선행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연부 조직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치료는 표면적인 치료로서 그 효과가 유지 되지 않으며 오히려 인대 관절에 많은 무리를 주게 되며 병변을 고착화, 심화합니다.
Tensegrity = Tension + integrity
침이나 뜸, 부항과 물리치료를 통해서 직접 뼈에 자극을 가하지 않더라도 뼈나 관절의 상태가 개선을 도모하는 것은 인체에 대한 꽤 입체적인 시각을 요하는 방법으로서 이러한 치료법은 근육, 건, 인대에 걸리는 텐션을 정상화하므로서 뼈나 관절이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원리입니다. 아래 위로 구조물이 착착 포개어져 있는 건물 형상과 같이 인체를 바라보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인체의 조직이 유기적으로 3차원 공간에서 시시각각 압력을 분산하는 입체적이고 유동적인 콜라젠(collagen) 구조물로 인체를 바라보는 Tensegrity model에서 필자는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힘과 탄력!
힘있고 탄력 있는 연부 조직의 소유자들은 중력에 대항하여 인체를 직립하고 움직이는데 별 문제를 느끼지 않으나 근육, 인대가 제 역할을 못하면 자신의 몸을 지탱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게 됩니다. 신체의 골격물은 연부 조직 사이에서 마치 부력을 받는 듯 가볍게 떠있어야 (floating)하고 하중이 전신으로 잘 분산되어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으며 중력에 대항해서 우아하고 원하는 대로 움직줄 수 있어야 정상인데 허리를 똑바로 지탱하는 것이며 고개를 들고 있는 것 등이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뼈나 관절에 압박이 오고 움직임으로 오히려 마찰 손상과 퇴행이 생기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필자의 클리닉을 찾는 근골격계 통증 환자분들이 각종 영양제나 우유 등의 음식물로 막연하게 뼈 건강을 도모하는 분들이 많으나 정작 근육 발달 상태는 불량한 경우가 많습니다. 뼈는 근육 상태에 비례한다고 보면 얼추 정확하며 근육 상태는 꾸준한 노력이 정직하게 반영되는 장기로 적합 영양과 운동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근육은 20~50세까지 10년 단위로 4%씩, 50세 이후엔 더 빠른 속도로 감소되는데 편안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으려는 상태는 더욱 근력 약화와 신경 위축을 가속화하므로 경계해야 합니다.
~류 아네스, 런던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