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currently viewing 살이 문제로소이다 2 – 칼로리가 다 같은 칼로리가 아니다

살이 문제로소이다 2 – 칼로리가 다 같은 칼로리가 아니다

칼로리 결핍으로 살을 뺄 수 있을 것인가

1500 칼로리 먹고 운동 격하게 해서 2000 칼로리를 활활 태워버리면 마이너스 500 칼로리의 결핍(calorie deficit)이 생기니, 일주일에 마이너스 3500 칼로리씩 만들어주면 매주 살이 1파운드(0.45 kg)씩 착착 빠져줄 것이다..….라는 야무진 희망 고문, 칼로리 신화가 아직도 세간에 득세하고 있습니다. 열역학 제1법칙 그대로 인체에 적용시킨 것 같은데 이는 고립된 시스템의 에너지는 일정하다는 것으로 에너지는 다른 것으로 전환될 수는 있지만 생성되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닫힌 시스템 내부 에너지의 변화는 공급된 열(heat)에 일(work)을 빼준 값과 동일하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넘치는 살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굶거나 조금 먹고 열심히 운동해서 칼로리 결핍 상태를 이루어야 한다고 TV에 나오는 여느 의사도, 퍼스널 트레이너도, 보그 잡지도, 네이버도 열심히 알려주는데 아직 최신 지식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것이니 경계해야 합니다. 아무리 걸그룹 소녀들이 인스타그램에 800 칼로리 식단을 올리고 덕택에 이뻐졌다고 한들 이에 현혹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특히 성장기가 이미 종료된 중년 부인, 아저씨들이 따라 했다가는 잘못하면 병 걸립니다. 아직도 아동기를 벗어나지 못한 마른 몸매가 득세하고 있으나 필자의 눈에는 수태력 부족, 골다공증과 조기 치매 예약의 위험성으로 영 탐탁치 않습니다. 요즘은 복근과 당당한 둔근, 대퇴사두근을 겸비한 지각 있고 건강미 있는 언니들도 출현해 주어서 눈이 즐겁습니다. 스키니 진과 함께 퀭한 눈의 거식증 몸매도 유행이 몇 년 되었으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주길 바랍니다.     

비만 상태를 해소하고자 한의원을 방문하는 아가씨들은 음식의 칼로리 함량에 극민감하며 각종 식품들의 칼로리 수치를 줄줄 꿰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허무주의에 빠지거나 강박에 시달리는 결과를 봅니다. 먹은 칼로리를 태워야 한다, 먹은 것보다 더 태워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게 되면 도저히 영양가 있는 음식을 차마 입에 넣을 수가 없으며 칼로리를 태우면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어마 어마해집니다. 칼로리로만 치자면 100 칼로리 과자 3개 먹은 것을 태우는 데만 45분 쉬지 않고 걸어주어야 하니, 저녁을 몇 코스로 좀 거나하게 먹었다면 동일 질량을 유지하기 위해서 며칠간 식음전폐하고 운동을 해주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칼로리 계산하다가는 정신적, 육체적 결핍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시간 투자 대비 효율도 극히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칼로리에도 종류가 있다

열역학 제1의 법칙을 깨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인체에서는 생화학 공장 ‘간’이 지닌 ‘신진 대사’의 연금술을 통해 ‘칼로리 인, 칼로리 아웃’의 법칙에 상당한 유연성이 생깁니다. 이는 소가 풀만 먹고서 유지방 풍부한 흰 우유를 만들어내고 고단백 스테이크를 만들어 내는 기적에 견줄 만 합니다. 바로 사람이 밥, 떡, 면, 감자, 옥수수, 제빵, 제과를 먹고, 술, 콜라, 주스를 마셔서 체지방(FAT)을 만들어내는 마법입니다. 아직도 지방을 적극 피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소식이겠지만, 식이성 지방을 섭취하여 체지방으로 축적시켜 놓지 않는 것이 인체 생화학입니다. 반면 탄수화물은 위급할 때 쓰기 위해서 맥시멈 500g 정도만 체내 저장해놓으며 매일 꾸준히 발생하는 잉여 탄수화물은 체지방으로, 특히 집중적으로 복부에 축적됩니다. 지난 40여년간 의학계에서는 지방을 멀리하라고 그리 외쳤건만 더욱 많은 사람들이 뚱뚱해지고 대사 증후군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라고 외치고, 더욱 많은 체육관이 생기고, 더 많은 사람이 운동을 하게 되었지만, 역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뚱뚱해지고 당뇨, 고혈압, 이상 지질, 지방간, 통풍, 암, 치매, 성인병 종합 세트, 대사 증후군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신체 연료로 지방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많은 분들이 스스로 지방을 멀리하고 아직도 의학계에서는 지방을 피하라는 업데이트 되지 않은 조언들을 많이 하지만 인체는 앞서 언급한 마법을 통해 지방을 먹어 지방으로 축적하지 않으며 인체는 응급 시가 아닌 평상 시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버터, 코코넛 오일, 각종 너트류, 스테이크, 계란, 연어나 고등어 등의 기름진 생선과 야채 등으로 이루어진 하루 평균 5000칼로리 이상의 고지방 식이를 3주간 실천하였을 때 신체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는지 자세히 고찰한 도큐멘타리를 볼 수 있습니다. 실험 기간 동안 총 56,654 칼로리의 잉여 칼로리를 섭취하였으나 신체가 지방질이 되지 않고 오히려 시작 때보다 뱃살이 빠지고 신체 조성 비율이 좋아지는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고칼로리, 고지방이되, 자연 음식만을 섭취하였으며 식품 회사에서 생산한 가짜 음식, 가공 식품을 일체 섭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평소 체지방을 연료로 잘 태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잉여 연료로 신체에 체지방을 잔뜩 비축해 놓고 있지 않으며 힘이 안난다 하는 에너지 위기를 겪지 않습니다. 비만인의 문제는 에너지 축적체인 체지방을 거대하게 지니고 있으나 막상 이 에너지원에 접근하지 못하고 에너지 고갈, 위기에 처해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칼로리 신화를 극복하고 자연 음식을 섭취하여 신체의 왜곡된 신진 대사를 바로 잡아 주어야 체지방을 연료로 사용하고 꾸준히 에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당분보다는 지방을 태우세요! 마라톤을 하든, 크로스핏을 하든 그 어떤 운동으로도 잘못된 식이를 교정할 수는 없다는 점,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류 아네스, 런던 한의원~